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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광반조-삶과 죽음을 잇는 위안의 공간

202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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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죽기 전에 그 동안 살아왔던 삶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회광반조는 ‘빛을 돌이켜 빛추다.’ 라는 뜻으로 죽기 전의 삶들이 스쳐지나감을 뜻하는 불교용어입니다.
5년 동안 건축학을 배우면서, 건축교양에서 ‘메모리얼’ 에 대해 배웠던 적이 있습니다.
어떠한 공간을 통해 사람들이 같은 마음을 가지고, 공감하고, 추모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때문에, 졸업 전에 한 번쯤은 보편적으로 해왔던 기능적 공간이 아닌, 추상적인 메모리얼 프로젝트를 해보고 졸업하는 것이 제 목표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전반적인 죽음에 대한 사건을 다루고, 경건한 공간을 통해 우리는 조용한 사색을 느끼고 암묵적인공간을 경험하며, 죽음 앞의 삶을 존귀하게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회복하고 치유 받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합니다.

자연과 인간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건축에서 많이 되풀이 되는 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자연 현상인 죽음과 인간의 삶을 담아 평소에 접할 수 없는 공간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하고 싶었습니다.
‘죽음’ 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었는데, 죽음과 관련된 메모리얼을 계획해 보는 것이 제 목표 중 하나였으며, 삶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자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저는 삶의 무게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진다고 느낍니다. 삶을 즐기기 보다는 많은 선택과 현실 앞에서 스스로를 조여오고 있고, 행복했던 기억들이 순간의 고통이나 아픔이 닥쳐오면 검은 안개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듯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옛 추억과 행복 마저도 보이지 않더라구요.
저 역시도 이런 경험을 겪었었고, 어쩌면 ‘우리는 서서히 삶의 가치를 망각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공간을 통해 사람들은 감성위주의 경험을 하며, 감성소통의 가치는 현대사회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개개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사적체험을 이끌어내며, 회광반조 프로젝트를 통해 관람자와 공간 구성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유도합니다.

사람은 죽게 되면 물이나 땅인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이 요소 중 저는 물을 택했습니다.
흘러가는 물처럼 우리의 삶이나 죽음마저도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고 있음을 의도하고자 했습니다.
예전에 진도 앞바다를 가본 적이 있는데, 보통 바다를 생각하면 낭만, 여유, 힐링 등이 떠오르지 않나요?
저는 살면서 처음으로 외롭고 거센 파도끼리 부딪혀 나는 소리가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무서운 공간이라 회피하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오히려 제 주제와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도 앞바다는 제가 의도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잘 연출될 것 같은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외롭고, 쓸쓸하고, 때론 무섭고 죽음이라는게 그런 것 같습니다.
컨셉은 물 속에 잠긴 형태로 단순한 긴 직사각형 매스입니다. 외형적인 모습은 죽음이라는 메모리얼에 있어서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오히려 단순함의 힘이 더 죽음이라는 메모리얼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다를 향해 길게 뻗은 직선축을 따라 우리는 물 속의 공간으로 들어가고 나오면서 죽음과 삶의 분명한 공간을 구별하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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