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사회에는 소위 '혐오시설'이라 불리는 시설들을 둘러싼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 이기주의로 인한 공공의 갈등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혐오시설'은 우리 도시를 구성하는 '필수 기반 시설'입니다.
대상지인 난지물재생센터는 서울특별시의 혐오시설 떠넘기기로 인해 경기도 고양시 현천동에 위치한 시설입니다. 현대화와 지하화가 늦춰지며 주민들의 고충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시기반 시설을 둘러싼 공공의 갈등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본 프로젝트 주제를 '도시기반 시설의 유휴부지 공공화'로 정하였습니다.
작품의 메인 컨셉은 '순환'입니다.
도시 전체의 물을 순환하는 물 재생시설의 성격을 사이트에 적용하고, 단순한 물의 순환을 넘어 그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업사이클링 도시농업을 구상했습니다. 물이 재생시설에서 재생되고 재생된 물이 다시 도시농업에 쓰여 농작물을 생산한 후 방류되는 프로세스를 구축했습니다. 이를 통해 도시를 상징하는 도시기반 시설과 이와 상반되는 농업을 물의 순환으로 어우르고자 했습니다.
저희는 농업인구가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주목했습니다. 해가 지날수록 우리나라의 농업인구 수는 줄어드는 반면, 농업인구 연령은 높아지고 있어 청년 농업인 유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또한, 농산물에 대한 수요는 도시에 집중되어 있지만, 공급은 지방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방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도시로 이동하며 비효율적이며 비대칭적인 유통구조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시 속 지속 가능한 농업이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사이트가 위치한 경기도 고양시는 도시와 농업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이에 현천동의 농지와 연관 지어 도시농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도시농업을 사이트에 접목했습니다.
프로그램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시민들이 재생된 물을 사용하여 농산물을 생산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스마트팜동, 청년 농업인을 육성하고 도시농업을 연구하는 연구동, 그리고 물순환 과정을 배우고 체험하는 물 체험관으로 구성됩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의 도시농업과 물 재생시설에 대한 관심을 갖게하고 인식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기대했습니다.
물의 정화와 재생의 공정을 도시농업과 친수공간으로 전환하여, 도시 혐오시설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전환하고자 하였습니다. 물 체험관을 핵심 프로그램으로 제시하며, 물을 건축화하여 오감으로 물을 느끼는 시퀀스를 공간에 부여하였습나다. 또한, 물 재생의 단계별 과정을 시민에 개방하여 친수 공공시설로 활용하였습니다. 시민들이 체험 공간 내부로 입장하여 물의 재생 과정과 활용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계획하였습니다.
팬데믹 속에서도 사람들은 도시로 모여들며 도시 과밀화는 계속해서 심해지고 있습니다. 청년세대는 귀촌보다는 도시에 남기를 희망할 것이며 도시에 머무르고자 하는 욕구는 계속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도시기반시설과의 공존은 불가피하며, 도시 속에서 영위할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이에 우리는 도시기반시설 중 하나인 물재생 시설을 공공화 시켜 혐오시설에 대한 사회적 문제에 해답을 얻고자 하였습니다.
본 프로젝트가 그 해답의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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