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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 GROUND’_황은비_홍익대학교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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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사를 읽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A1. 안녕하세요, 저는 홍익대학교 건축학부 실내건축학전공 4학년에 재학 중인 황은비입니다 🙂


Q2.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를 해주실 수 있나요?

A2. ‘PLAY + GROUND’는 “공간이 먼저인가, 인간이 먼저인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 인간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공간 안에서 살아가지만, 왜 그 공간과의 관계를 당연하게 여기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탐구였습니다.

이와 관련된 철학적 리서치를 통해 내린 결론은, 인간과 공간은 어느 한쪽이 우선하지 않으며 순환적인 관계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공간은 인간의 행위를 유도하고, 인간은 자신의 행위를 통해 공간을 재구성하며, 이 둘은 끊임없이 상호작용합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설명하기 위해 ‘Affordance(행위가능성, 행위유도성)’라는 개념을 작품의 키워드로 삼았습니다. 공간이 가진 요소들이 사람들의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행위를 이끌어내는 가능성, 그리고 그에 따라 다시 공간이 재해석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바닥, 벽, 기둥, 계단 등 일상적인 건축적 요소에 놀이적 감각을 접목해 Affordance 조각을 제작했습니다. 관람자는 이 조각들을 통해 공간을 새롭게 사용하고 해석하는 방식을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이후, 이러한 조각들을 어떻게 연결하고 조직할지를 고민하며 행위 흐름 시나리오를 작성했고, 그 시나리오에 따라 조각을 배치하고 결합하여 하나의 프로토타입을 완성했습니다. 행위 흐름 시나리오란, 조각 하나에서 유도될 수 있는 행위를 상상하고, 그 흐름이 다음엔 어떻게 이어질지를 떠올리며,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다음 조각을 찾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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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행위의 연속성을 중심에 두고 조각들을 구성함으로써, 단순히 형태를 연결하는 방식이 아닌, 행위를 중심으로 한 공간의 흐름을 만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프로토타입은 완결된 답이 아니라, 오히려 무한히 확장 가능한 시도 중 하나입니다. 관람자나 다른 누군가가 이 조각들을 새롭게 연결해 나갈 때마다 또 다른 가능성과 의미가 탄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인간의 ‘행위를 유도하는 공간’이자 동시에 ‘행위에 의해 재구성되는 터’로서, 공간 속 행위의 가능성과 그 유기적인 상호작용에 주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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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해당 프로젝트를 준비하시면서, 가장 노력을 많이 했었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A3.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전시 방식이었습니다. 전시 자체가 처음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 작업의 방향성이 일반적인 건축 설계보다는 아트 프로젝트에 더 가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가 담고자 한 생각과 고민들을 관람자에게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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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프로젝트에서는 주로 렌더링, 다이어그램, 도면 등을 통해 내용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관람자들이 직접 보고, 느끼고, 상상할 수 있는 전시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작품에 담긴 의미를 아무 설명 없이 보여줄 수는 없었기에,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도 관람 흐름을 해치지 않는 방식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선택한 방식이 Affordance 조각들과, 작가의 작업 노트처럼 손글씨로 작성한 엽서를 함께 전시하는 것이었고, 이를 잘 보여줄 수 있도록 계단식 좌대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구조를 통해 각 조각에 담긴 저만의 Affordance에 대한 생각을 관람자분들과 공유하고,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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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폰트가 아닌 손글씨로 작성된 엽서를 관람자들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지 혹은 읽어주실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흥미를 가지고 천천히 읽어주셔서 시도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Affordance 조각에 담긴 행위유도성과 행위가능성에 대한 제 생각을 관람자분들의 시선에서도 듣고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은 카드형 엽서를 별도로 제작하여 비치해두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 엽서에 직접 자신의 생각과 고민을 남겨주셨고, 그 덕분에 이 작업이 혼자만의 완성물이 아니라, 함께 완성해나가는 과정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정말 감사했고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애착이 갔던 또 다른 부분은 메인 모델의 전시 방식이었습니다. 조형물의 모든 면을 관람자들이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벽에서 약간 띄워 배치하였고, 그에 따라 생긴 뒤쪽 벽면의 여백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중요한 고민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미지를 활용해 벽을 채울까 고민했지만, 오히려 작품에 방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목과 설명을 담은 레터링 시트지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하나하나 세심하게 고민하며 전시를 준비한 만큼, 관람자분들께서 “작품 설명을 시트지로 표현한 것이 신선하고 좋았다”,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을 보는 느낌이었다”는 등의 말씀을 해주셔서 정말 뿌듯했고, 제가 전달하고자 했던 의도가 닿았다는 느낌이 들어 참 감사한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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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한해가 지나고, 또 새로운 해를 시작되면서, 많은 학생분들이 졸업설계와 프로젝트들을 고민하시고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될 후배님들께도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4. 졸업설계를 시작하기 전, 저는 아직 실력도 부족하고 잘 해낼 자신도 없다는 생각에 휴학까지 고민할 정도로 큰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졸업설계는 대학 생활의 ‘끝’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자,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피하지 말고 부딪혀보자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남들보다 더 뛰어난 작품을 보여줄 자신은 없었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솔직하게 보여주자, 나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풀어가보자는 생각으로 임했고, 그동안 해왔던 방식과는 다른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여기서 저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누군가와 비교해서 더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후회 없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모두가 느끼는 만족의 기준은 다르겠지만, 졸업설계만큼은 주변과 비교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작업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전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마음을 바꾸고 나니 부담이 훨씬 덜했고,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 없이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가 다가올수록 긴장감과 압박감이 커지기도 했지만, 막상 작품을 전시하고 마주하게 되면 그동안의 고민과 수고가 뿌듯함과 성취감으로 바뀌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졸업 전시를 앞두고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지금 품고 있는 걱정만큼 분명 애정도 크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되돌아봤을 때 아쉬움은 남을 수 있더라도, 후회는 없는 전시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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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인터뷰를 마치며, 앞으로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후배님들께도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5. 열심히 준비한 졸업 전시 작품을 6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만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웠는데 좋게 봐주시고 작품이 더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는 기록으로 남을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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