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팀은 사이트를 한강으로 정했는데, 그 이유는 팀원 모두가 서울과 한강에 대한 문제의식과 관심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고 회의를 통해 자연스럽게 한강의 문제점을 해소시킬 수 있는 초고층 건물을 설계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간단히 말해서 건물이 대지 쪽으로 쓰러졌다 다시 위로 올라가는, 움직이는 공공시설 건물입니다. ‘한강에 초고층 건물이 꼭 필요한가?’라는 질문에서 컨셉이 만들어졌습니다.
‘높을수록 길다. 길수록 높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새로운 폼팩터의 건물을 만들었습니다. 타워가 한강변에서 쓰러지면, 건물이 강남북을 연결하며 사람들이 사용하고 이동할 수 있는 거대한 플랫폼이 됩니다. 타워와 플랫폼 두가지를 겸하는 새로운 폼팩터의 초고층 빌딩인 것이죠.
건물이 넘어지는 것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왜 한강 앞에서 건물이 넘어져야 하나’라는 당위성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강의 역사를 살펴보면 1950년대에 북한의 남진을 막기 위해 한강철교가 폭파되었고, 이것은 한강이 수자원 혹은 생태자원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오로지 요새의 역할을 하는 하나의 장벽으로 사용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7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강변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사적자본이라는 하나의 장벽이 더 생기게 됩니다. ‘요새’와 ‘사적자원’이라는 두 개의 장벽이 오늘날까지 한강변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지금 사람들은 한강을 ‘단절’의 의미로 보고 싶어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쓰고 싶어합니다.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지금 사람들의 니즈를 담지 못한다고 생각하여 Longrise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했습니다. 초고층 건물이 넘어지면, 강변에 관성적으로 올라가던 장벽을 넘어뜨린다는 상징성을 보여줄 수도 있고, 강남북을 연결하는 공공 플랫폼 혹은 한강의 에너지원과 생태자원을 활용하는 기반시설로서 건물을 사용하여 한강을 잘 이용하지 못하는 현상황을 해소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건물이 움직이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3가지가 있고, 그 장점을 생각하게 된 문제의식 또한 3가지가 있었습니다. 첫번째 문제의식은 강남북의 불균형 문제입니다. 건물이 넘어지면서 강남북을 연결짓는 플랫폼이 만들어지고 그 위에 다양한 공공 프로그램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두번째 문제의식은 한강이라는 공적 공간이 장벽화된 사적공간으로 둘러싸인 상황이 점점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또한 건물이 넘어지면서 한강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해결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문제의식은 한강변에 위치하는 주거의 형상이 시각적 공공성에 방해가 된다는 점입니다. 건물이 움직이면서 다양한 스카이라인을 만들어낼 수 있고, 이러한 variation은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시각적인 공공성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 건물은 6개의 메가 스트럭쳐가 설비 레이어와 프로그램 레이어로 구성된 하나하나의 모듈들을 지지하고 있는 형태입니다. 건물이 움직여도 사람들은 지면과 수평으로 이루어진 레이어에서 자신의 행동양식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건물이 서있을 때는 개별적인 독립된 프로그램에서, 건물이 쓰러져 있을 때는 하나로 연결된 플랫폼에서 생활하게 되는 것이죠.
먼저 모듈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하나의 모듈은 밑에 위치하고 있는 설비 레이어 그리고 그 위에 위치하고 있는 프로그램 레이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건물을 설계할 때 한강을 에너지자원으로 인식하려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건물이 플랫폼으로 변했을 때, 설비 레이어에서 물을 빨아들여 에너지원으로 쓰고 프로그램 레이어로 물을 올려 생활용수로 쓰고, 다시 오염된 물을 설비 레이어에서 정화를 하여 한강으로 방출하는 과정이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시퀀스를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모듈의 형태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건물은 메가 스트럭쳐에 적층된 여러 개의 모듈들이 힌지로 고정되어 지면과 수평으로 유지되면서 회전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슬라브 옆에 전단벽, 힌지, 볼트, 메가 트러스, 유리면이 붙어 기둥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이 기둥 구조는 건물이 수직으로 서 있을 때는 코어가 있어 리프트 역할을 하고, 수평으로 누워있을 때는 통행길, 물류운송의 길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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