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경북대학교 졸업작품 대상작인
[ The Creative Village Complex in Munrae ] 프로젝트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장소성이라는 큰 개념을 깊게 탐구하여 장소성을 보존하는 건축계획을 수립한 모습이 상당히 흥미로웠는데요,
뿐만 아니라 기존 문래 창작촌의 마을을 형성한 듯한 매스구성과는 달리
큰 유선형의 매스로 새롭게 장소를 구성했다는 점이 인상깊었던 프로젝트입니다.
다양한 질문들과 함께 The Creative Village Complex in Munrae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더 궁금하신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 남겨주세요.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경북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있고 곧 졸업을 앞두고 있는 5학년 구지혜라고 합니다. 2023년 졸업전시회에서 ‘The Creative Village Complex in Munrae‘라는 제목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거의 반년에 거쳐 열심히 준비한 작품인데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취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Q. [ The Creative Village Complex in Munrae ] 프로젝트에 관해 설명해주세요.
A. ‘The Creative Village Complex in Munrae’는 이름 그대로 문래창작촌 복합예술단지의 계획안 입니다.
문래창작촌은 현재 철공소와 예술이 공존하는 혼재의 장소성을 가지고 있으며 과거에는 서울의 공업도시로, 서울시민들에게 생계의 수단이자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기틀을 마련해준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특색 있는 장소성을 가지고 있는 장소가 최근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대두되면서 그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현상에 주목해 장소성을 보존하는 개발은 어떤식으로 이뤄져야하는지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과거 ‘2차산업의 성행’에서부터 현재 ‘예술인들의 장’이 되기까지 이 사이트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Creation’ 그 자체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창작과 예술을 메인으로 한 프로그램들을 이용해 인근주민, 예술인,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유의 바탕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문래창작촌 인근인 문래동은 철공소 밀집지역으로 시민들이 영위할 수 있는 녹지인프라가 상당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창작과 자연이 합쳐진 하나의 예술산책로로 설정했습니다. 영등포구 문래동의 새로운 아이콘을 만들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공유하면서 낙후된 문래동의 성공적인 도시재생 효과 또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대했던 부분입니다.
Q. 사이트 선정 이유와 가장 중점적으로 보았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A. 졸업설계를 진행하기에 앞서 주제를 고민할 때, 건축이라는 행위를 통해 우리 도시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는 없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조사를 하던 중 최근 몇년 전부터 끊임없이 이슈가 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에 주목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특유의 장소성을 지녔던 장소가 여러 요인으로 인해 임대료가 올라가고 결국은 대형 프렌차이즈 점포들이 즐비한 흔한 번화가1로 변모되는 현상입니다. 때문에 장소성(Geniusloci)은 과연 무엇이며, 젠트리피케이션이 문제시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장소성을 보존한 건축계획은 어떤식으로 이루어져야하는지를 큰 주제로 선정해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사이트는 과거 철공소 밀집지역을 거쳐 현재는 다양한 예술인들의 자유로운 캔버스가 되어주는 ‘문래창작촌’으로 선정했습니다. 문래창작촌은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다룰 때, 대표적인 예시로 사용되는 장소이기에 더욱 사이트로 적합했던 것 같습니다.
Q. 이번 설계의 컨셉은 무엇이었나요?
A. 우선 저같은 경우 학교를 다니면서 도시분야에 상당히 관심이 많았습니다. 4학년 2학기 도시계획에 대한 수업을 들으면서 ‘무장소성’에 대한 개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장소의 역사성이나 의미에 대해 전혀 고민하지 않은 개발들은 장소가 가진 특유의 분위기를 잃게 만들기 마련입니다. 장소의 디즈니화, 맥도날드화가 그 예시입니다. 이후 졸업작품전 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구상할 때 무장소성과 관련한 많은 논문들을 찾아 보았고 ‘장소성 중심의 개발’이라는 큰 타이틀을 바탕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이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문래창작촌을 사이트로 선정했습니다. 선정된 사이트를 바탕으로 그 장소가 가진 역사성과 장소성을 우선 정의하고 이용자들의 행태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구상했습니다. 또 프로그램을 구상한 이후에 이용자들이 이 장소를 사용하는 방법론 등을 연구하면서 3차원의 공간으로 구체화했던 것 같습니다. 이처럼 수업시간에 흥미로웠던 내용을 잘 기억해놓았다가 졸업작품전을 할 시기에 활용하면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예술이라는 부분이 광범위하다 보니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데에 있어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프로그램 구성과정에 대해 설명 부탁드려요.
A. 창작, 사전적으로는 어떤것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행위 또는 그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창작이라는 것은 그 범주가 아주 광범위하지만 본 프로젝트에서의 창작은 예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문래창작촌에서 현재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다양한 분야를 담으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예술은 크게 시각예술, 공연예술, 첨단예술로 큰 카테고리를 이루고 있고 각 카테고리에서 시각예술은 패션, 미술, 조각, 사진 등, 공연예술은 연극, 뮤지컬, 영화 등 상위분류를 중심으로 하위분류를 진행했습니다. 도시 그리드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4가지의 매스가 각각 시각예술, 공연예술, 예술인 도서관, 첨단예술로 조닝이 되고 각각의 매스들을 유선형의 예술산책로가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용자들은 유기적으로 이어진 건축적 공간을 산책하면서 다양한 예술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Q. 기존 문래 창작촌의 작은 매스와는 달리 크고 유선형인 매스로 새로운 창작공간을 구성했다는게 인상깊어요. 어떠한 과정을 통해 매스형태를 도출하셨나요?
A. 사이트를 처음 선정했을 때 제일 처음 들었던 생각은 꽤 오래전에 만들어진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격자형으로 정형화된, 근대적인 도시그리드가 돋보인다는 점, 또 하나는 문래동 자체가 철공소가 밀집한, 녹색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삭막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때문에 처음에 ALT를 구성할 때,
첫 번째 ALT로 도시그리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도시의 구조에 순응한 매스,
두 번째 ALT로 문래동에 부족한 자연의 유기성을 담아 이용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경험을 선물할 수 있는 매스,
이렇게 두 가지를 가지고 스터디모형을 만들어 고민을 했었습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도시의 언어와 자연의 언어를 모두 담을 수는 없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과적으로 도시의 그리드를 적용한 4개의 방대한 매스를 유선형의 내부 공간(예술 산책로)으로 이어주는 식의 두가지 알트 모두 내포한 지금의 매스 형태가 완성되었습니다.
Q. 설계에서 구조의 부분을 상당히 디테일하게 진행하셨는데 자세한 설명 부탁드려요.
A. 제 설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공간은 내,외부를 가로지르는 유선형의 산책로입니다. 그러다보니 최대한 기둥과 같은 구조요소에 산책동선이 방해되지 않도록 기둥 스팬을 길게 가져가야 했는데, 이렇게 기둥 스팬을 크게 설정했더니 유선형의 상부 슬라브가 상당 부분 캔틸래버로 구성해야하는 이슈에 직면했습니다. 따라서 캔틸래버로 구성된 상부슬라브의 하중을 기둥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슬라브 하부에 보의 간격을 더 촘촘하게 구성한 와플 형태로 구성하였습니다.
Q. 자신의 설계 공간 중 가장 소개하고 싶은 공간이 있다면?
A. 아무래도 4개의 매스를 연결해주는 유선형의 예술산책로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산책로는 사람들이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하는 작업실, 회의실, 열람실 등의 용도가 정해져있는 확정 프로그램들과 달리 확정프로그램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면서 그 용도가 정의되어 있지 않은 불확정적 공간입니다. 사람들은 이 공간을 따라 전시를 감상할 수도,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도, 패션쇼를 할 수도, 버스킹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Q. 어떤 입면재료를 사용하셨는지, 입면재료를 선택할때 가장 주안점을 두신게 무엇인지 설명부탁드립니다.
A. 입면과 내외부공간을 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내부공간과 외부자연의 연결성이었습니다. 따라서 4개동 입면은 모두 투명성을 강조한 복층유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내외부의 연결성을 위해 경계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외부를 이루는 조경요소들이 내부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외부 자연과 내부 공간이 외벽을 중심으로 흑과 백으로 나누어져 규정되는 것이 아닌 서로 물리적, 시각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모호함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Q. 사용하신 건축 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A. 오토캐드, 스케치업, 브이레이, 포토샵 이 4가지 프로그램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Q. 졸업작품을 하면서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또는 아쉬웠던 점)
A. 작품 초반에는 설계실에 동기들과 모여서 야식도 시켜먹고, 수다도 떨면서 즐겁게 작업을 했었는데, 후반에 들어서는 체력문제로 혼자 자취방에서 설계를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작업하는 시간이 설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었지만 한편으로 외로웠던것 같아요... 또 나중에, 한참 정신없을 시즌에 서로 작업하고 도우면서 더욱 끈끈해진 동기들을 보니 내심 부럽더라구요. 다시 한 번 마감을 한다면 설계실에서 다함께 작업할 것 같아요. 약간의 후회가 있습니다ㅎㅎ
Q. 졸업작품을 준비하는 분들께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
A. 5년동안 건축학과에서 공부하면서 배웠던거, 혹은 궁금했던거, 해보고 싶었던거 모두 후회없이 담아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지난 4년동안은 거의 네모네모한 정형의 설계만 진행했었는데 마직막 설계, 졸업작품전에서는 좀 유기적인 설계를 하고 싶더라구요! 나중에 ‘이런거 해볼걸... ‘이런생각 들지 않게 원하던 이상향을 맘껏 펼치시기를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A. 2024년 올해 졸업작품전을 준비하시는 많은 건축학도 여러분 !! 다들 멋진 작품 만드셔서 필디에 마구마구 올려주셨으면 좋겠어요.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