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리 공생 : 공생 관계에서 서로 다른 두 종 모두 이익을 얻는 관계

사이트는 천안아산역 도착하기 직전의 경부선 철도가 관통하는 버려진 땅입니다. 이 땅 주변은 역 근처라서 대형 상업시설들과 대형 주거시설들이 분포해 있지만 이 땅만이 철도가 관통한다는 이유로 버려진 상황입니다. 저는 이런 상황들이 아깝다고 생각했고 철도 구조물이 만들어낸 공간 자체도 굉장히 근사하다고 생각해서 이 땅에 건축을 할 때, 건축과 철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철도 구조물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이 안에 건축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목을 상리 공생의 건축이라고 빗대어 표현했는데, 건축과 철도를 각각의 종이라고 본다면 건축의 입장에서는 이미 있는 철도라는 종의 구조에 얹히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고 철도의 입장에서는 원래는 버려진 땅이라면 건축이라는 새로운 종이 들어오면서 사람들과 활기를 끌어와서 쓰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두 종 모두 이익을 얻는 상리 공생의 관계를 형성하는 그런 건축을 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설계를 할 때 생각했던 것은 이미 있던 철도 구조물의 공간은 수직 수평의 선이 강하게 읽히는 그리드 그 자체의 공간이기 때문에 그것에 반대되고 그런 것들을 깨트릴 수 있는 비정형의 공간을 만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사이트는 천안아산 신도시로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고 그로 인해 아파트와 학교들이 새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급격한 유입으로 인해 상업시설은 풍부해도 그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반 시설이 부족하고 특히나 어린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등 어른들이 노는 곳 사이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프로그램이 들어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사이트의 프로그램을 놀이터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놀이터를 만들 때는 일반적인 놀이터처럼 놀이 기구가 정해져 있어서 특정한 놀이를 하도록 강요하는 공간을 만들기보다 곡면이기에 가능한 다양한 놀이 환경들을 제시하면서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놀이할 수 있는 동굴 같은 공간들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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