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프로젝트는 서울대학교 졸업전시 <살과 돌>이라는 주제로부터 시작합니다. 육체의 한계로 인해 서로 다른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 선동가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으로 타인의 현실을 장악합니다. 선동이 SNS에서는 교묘한 외곽지에 숨어 편향된 현실만을 제공하며 진행된다면, 광화문 광장에서는 역사적인 의사결정권자의 축에 선동가들이 각자만의 편향된 현실을 투영하기 위해 점령하며 진행되며, 두 경우 모두 타자의 현실은 외면됩니다. 본 프로젝트는 광화문 광장에 불편한 타자와 그의 현실을 일상적으로 마주하며 각자의 현실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전개할 수 있는, 진정한 싸움터를 마련하고자 하였습니다. 일상적 마주함은 기존의 광화문의 축에 45도 비틀린 그리드 내에서의 주거를 통해 강제되고, 서로 다른 싸움은 의회, 법정, 경기장의 유형을 유기적으로 조합한 지하공간을 통해 제공되며, 그 사이의 서로 다른 마주함은 정치적 발코니를 통해 발생합니다. 이러한 마주함으로 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 다른 사람들의 타자의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존재로의 되기를 기대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주의를 기울였던 부분 중 하나는 위계 논리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공간의 위계가 얽히는 방식을 중점적으로 설계를 풀어나갔습니다. 선동가 레지던스가 다양한 선동가와 시민들을 품는 방식은 그들을 위한 다양한 공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풀어내야 한다면, 동시에 선동가가 서로를 마주보며 살아야 하는 방식은 그들을 서로를 바라보아야 하는 방향으로 강제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 접근 방식이 서로 모순적인데, 전자를 지하에 여러 싸움의 공간 유형을 조합하면서, 후자를 레지던스를 거대한 중정을 둔 엄격한 그리드로 풀어내면서 지하와 위의 건물이 서로 모순됨과 동시에 서로 다른 5가지의 싸움의 공간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사이트 내부에서 벌어지는 위계 논리의 다툼이라면, 사이트는 이미 청와대-경복궁-광화문-서울 시청으로 이뤄지는 거대한 의사결정권자의 축에 맞닿아 있어 이미 도시적인 위계 논리에 처해 있습니다. 이에 대해 그리드가 45도 틀어지면서 지하의 논리, 그리드의 논리와 도시의 논리가 서로 팽배하게 대립하는 양상을 띄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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