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 개요 ]
① 프로젝트 명칭 : 건물아 무엇이 되고 싶니? : 인류세의 지층과 분해소
② 용도 : 분해소, 자원 순환 마켓, 생태 공원
③ 대상지 : 서울 남부터미널 일대
④ 프로젝트 주제 및 배경
건축물은 인류세의 자연물로, 인공과 자연의 경계는 점점 흐려지고 있습니다. 인간이 자연물을 채집해 온 것처럼, 분해자 인간은 건축물의 지층에서 재료를 발굴하여 건축 행위를 지속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어질러진 지층을 탐구하고 새로운 건축적 가치를 찾는 ‘고고학자적 건축가’의 역할을 제안했습니다.
⑤ 프로젝트 선정 이유 및 의도
이용도가 떨어지고 있는 ‘쌓아 올리는 건축’이 불가한 현 남부터미널을 발굴하여 새로운 사회기반시설을 제안했습니다. 단순한 철거가 아닌, 건축적 분해를 통해 새로운 자원을 찾아내고, 이를 다시 도시 속에서 순환시키는 과정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⑥ 프로젝트의 주요 컨셉 소개
"분해소" : 건축물의 분별 해체, 그리고 버스터미널의 교통망을 활용하여 자재의 고부가가치 재활용을 실현했습니다. 도심 속의 벽으로 인식됐던 터미널의 축대 지층 속에서, 새로운 동선을 발굴해 냈습니다.
"마켓" : 분별 해체를 끝낸 건축물들은 각각 특화된 분해소에 보내져, 이들은 새로운 자재 네트워크를 형성합니다. 마켓에서 거래된 이들은 도시 곳곳으로 퍼져 지속적인 순환을 거칩니다.
"생태 공원" : 버스가 머무르던 콘크리트 주차장은 모두를 위한 생태 공원으로 변합니다. 또한 분해 자재를 이용해 만들어낸 분해소의 파사드, 그리고 숲은 소음의 차단막 역할을 수행합니다. 또한 크기의 문제로 야외에 적치해야하는 건축 자재의 경우, 공원의 곳곳에 배치해 발굴의 키워드를 주민들의 일상에 녹여냈습니다.
⑦ 프로젝트가 말하고자 했던 결론
건물의 건축 행위가 새로운 작물과 자연의 탄생으로 변모한 인류세에서, 이들의 뒷받침을 위한 새로운 사회 기반 시설을 제안했습니다.
Q1.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사를 읽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A1. 유소윤_고려대학교 건축학과 21학번 유소윤이라고 합니다!
김세헌_고려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있는 김세헌입니다! 재미있는 생각들을 좋아합니다. @new___heon_
이유나_고려대학교 건축학과에서 현재 휴학 중인 이유나입니다!
Q2.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를 해주실 수 있나요?
A2. ① 프로젝트 주제 배경
건축물은 인류세의 자연물이다. 지구의 능력을 넘어선 인류의 모습은 전지전능하기보다는 오히려 쓰레기장을 뒤지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창조가 끝난 자리에는 무엇이 따라올까?
우리는 어질러진 장소를 배회하며, 쓸만한 것을 발굴해 내야 한다. 화석화된 지층의 파노라마 속에서… 암석은 풍화되어 자갈로 변하고 자갈은 모래로 변한다. 이를 인간이 채취하고 가공하여 콘크리트로 그리고 건물로 변모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어느 순간부터 인공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혹자는 운송을 시작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인간의 활동이 돌의 풍화작용에 개입했다면? 그렇다면 플라스틱 폐기물이 엉겨 붙은 암석 형태의 ‘뉴 락’은? 타지에서 자란 자연물을 모아 인공의 땅 위에 만들어낸 공원은?
도시에서 인공과 자연의 구분은 둘의 상호 침투로 인해 점점 힘들어진다. 아니, 애당초 인류세의 건축에서 인공과 자연물의 경계는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전통적 인공'은 또 다른 자연이 되었다. 즉, 나날이 자라나는 건축물은 생산자 인간으로부터 거듭난 인류세의 자연물이다. 인간이 자연물을 채집하여 재료를 얻어왔듯, 분해자 인간은 건물의 지층 속에서 재료를 발굴하여 건축 행위를 이어 나갈 것이다. 즉 우리는 '고고학자적 건축가'의 역할을 제안한다. 어질러진 지층을 탐구하고, 쓸모 있는 부분을 찾아 나서는 새로운 건축가의 역할이 필요한 때이다.
② 프로젝트 대상지 및 용도
본 프로젝트는 남부터미널 부지에 새로운 사회기반시설인 ‘분해소’를 제안합니다. 시외버스 이용객 감소와 터미널의 점진적 소멸 속에서, 가건물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용자 수가 현저히 낮은 남부터미널을 사이트로 선정하였습니다.
기존 버스터미널이 사람의 이동을 담당했다면, 분해소는 철거된 사물과 재료의 이동을 담당합니다. 또한, 부지 내 교통 인프라를 활용하여 효율적인 순환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버스터미널에서 분해소로 전환하는 과정은 세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터미널 부지는 분해소로, 주차장은 생태 공원으로, 버스 수리소는 자원 순환 마켓으로 변환됩니다. 또한, 부지 특성에 맞춰 야외 프로그램을 배치하여 도시 속에서 지속 가능한 자원 순환이 이루어지도록 합니다.
③ 프로젝트 선정 이유 및 의도
기존의 방식처럼 건물을 철거하고 다시 짓는 것이 아니라, ‘발굴’이라는 개념을 활용하여 자원을 재활용하는 건축 방식을 제안하고자 하였습니다. 단순한 철거가 아니라, 건축적 분해를 통해 새로운 자원을 찾아내고, 이를 다시 도시 속에서 순환시키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죠. 남부터미널은 건축 자원의 순환을 지원하는 사회기반시설일 뿐만 아니라, 본 프로젝트의 발굴터로써 대표적인 사례일 것입니다.
④ 프로젝트의 주요 컨셉 소개
분해소의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자재 이동을 위한 동선과 보행자 경험을 고려한 공간을 조성했습니다. 메인 보행 동선을 따라 암벽 등반, 라운지, 마켓 등의 프로그램을 경험하며 입장할 수 있도록 계획했습니다. 또 남부터미널 부지의 축대를 일부 파내어 새로운 보행 동선을 발굴했습니다. 파사드는 폐목재와 가구를 활용한 방음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공원 내부에는 버퍼 숲을 조성하여 소음을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콘크리트 특화 분해소에서는 자재를 적재하고 세척한 후, 재사용할 수 있는 자재와 불가능한 자재로 분류합니다. 재사용 가능한 자재는 절단 및 규격화 과정을 거쳐 분해소에 적재하거나 마켓으로 이동하도록 했으며, 일부는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도심으로 운송될 수 있도록 계획했습니다. 또한, 3D 스캐닝을 활용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자재의 효율적인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남부터미널에서는 현장 타설 콘크리트의 재활용을 위해 유로폼 거푸집의 치수를 활용한 절단 모듈을 도입하며, 이를 통해 재사용 가능한 모듈을 최대한 크게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마켓에서는 재사용된 콘크리트, 목재, 철근, 벽돌 등 다양한 자재와 가공된 가구를 판매하도록 했으며, 기존 박차장의 박공지붕을 활용하여 빗물을 정원에서 재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공원 내에는 발굴 체험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재사용’ 개념이 주민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주차장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면서, 인간뿐만 아니라 동식물과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빗물을 저장하고 도시 온도를 낮추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⑤ 프로젝트가 말하고자 했던 결론
남부터미널 속에서 새로운 사회기반시설인 분해소를 발굴해 내었습니다. 새로운 자연물을 맞닥뜨린 건축가들은 발굴이라는 행동을 통한, 인류세의 건축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Q3. 해당 프로젝트를 준비하시면서, 가장 노력을 많이 했었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A3. 김세헌_기다란 평면을 가지고 있던 이곳에, 새로운 위계를 덧씌우는 것에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기존의 터미널 입구를 파내고, 천장을 통해 공정 과정을 보면서 공원으로 입장하거나 혹은 대로변과 면해 천천히 움직이는 컨베이어벨트같이, 경험자 및 도시적으로도 재미있는 장면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가장 애착이 가는 부분은 바로 이미지의 전달이였습니다.
만화의 기법을 차용한 덕에 패널의 구성 역시 자재와 분해소를 다룬 만화의 연작으로 읽힐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지구의 능력이 쇠해가는 시대의, 다소 디스토피아적인 주제를 다룸에도 무겁지 않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이유나_단순한 철거가 아니라 ‘분해’라는 개념을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분해소를 제안하기 위해 깊이 고민했고, 특히 팀원들이 각기 다른 재료를 맡아 분해 방법을 구체화하는 과정에 시간을 꽤 투자했습니다. 콘크리트 분해와 관련된 흥미로운 논문부터 시공학 수업 자료까지 공유하며, 발굴된 자재들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함께 탐색해 나갔습니다. 그 결과, 유로폼 치수를 역이용한 절단 모듈을 적용하는 등 기존의 철거 개념을 넘어서는 실험적인 시도를 제안할 수 있었습니다.
유소윤_가장 먼저 부딪힌 난관은 저희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이트를 선정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건축물의 분해와 재활용’이라는 주제 자체는 팀원 모두가 빠르게 동의했지만, 이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 데에는 많은 고민이 필요했어요. 여러 후보지를 검토한 끝에 버스터미널이라는 흥미로운 장소를 선택했지만, 서울에 남아 있는 터미널의 수가 예상보다 적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또한, 서울에서 발생하는 건축 자재의 재활용을 각 터미널이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컸습니다. 이러한 고민 끝에 떠오른 아이디어가 바로 재료별 분해소를 도심 속에 조화롭게 배치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재활용 자재들을 마켓 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단순히 해체와 재사용을 넘어서, 도시 속에서 유기적으로 기능하는 분해소 시스템을 구상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Q4. 건축학과에서 많은 학생들이 졸업, 혹은 학기를 준비하면서 프로젝트들에 대해서 고민하시고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후배, 동료분들께도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4. 유소윤_이번 공모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팀원들과 함께 귀엽고(?) 재치 있는 아이디어를 나누면서도, 현대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어 더욱 의미 있었습니다. 방학 동안 일주일에 2~3번씩 모여 주제와 방향성을 고민하며 프로젝트를 완성해 나갔던 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매번 만날 때마다 하나의 퀘스트를 해결해 나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막막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셋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기막힌 해결책과 새로운 방향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경험이 참 신기하고 즐거웠습니다. 그 결과, 우리만의 색깔이 담긴 알찬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후배 및 동료 여러분께서도 자신만의 시선으로 건축을 재밌고 즐겁게 탐구하고 표현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이유나_건축은 단순한 조형 행위가 아니라, 우리 시대와 도시, 그리고 환경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단순히 ‘예쁜 디자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 공간이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건축’이라는 큰 틀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질문을 던지고, 이를 설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은 아직 저에게도 어려운 숙제입니다. 하지만 각자의 건축적 질문을 찾고 이를 깊이 탐구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면, 언젠가는 세계를 무대로 만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그리고 항상 파일 백업을 잘해두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김세헌_학생 건축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을 더욱 세밀하게, 그리고 그것을 잘 이어 나가기’라고 생각합니다. 발굴의 아이디어는 사실 집 앞에 세워진 공사용 가림막에서 출발했습니다. 건물의 추가를 의미하는 이 가림막이, 바로 개념상 반대편 고고학자의 발굴터와 같다고 느꼈습니다.
도시라는 자연을 살아가는 인류세에서, 이런 가림막이 분해와 소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남부터미널이 분해소로 바뀌었을 때, 우리는 어떤 장면을 마주할 수 있을까요? 지층의 단면을 느끼면서 축대 속을 거닐고, 공정에서 나오는 진동이 환한 햇빛과 초록 숲, 그리고 새소리로 바뀔 때 우리는 어떤 경험을 할까요?
덕분에 남부터미널을 지날 때마다 좋은 기억을 간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이야기를 쌓아나가는 동안 서로의 헛소리(?)를 재미있게 잘 들어준 팀원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
Q5.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사를 읽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A5. 이유나_건축 자원이 일회적으로 소비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발굴되고 재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쌓아 올리는 것’만이 건축이 아니라, ‘발굴하고 순환시키는 것’ 또한 새로운 건축의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김세헌_저희 팀에게 소중한 기회를 내어준 모든 인물과 동물과 식물, 건물과 자재 그리고 사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유소윤_저희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고 바라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 작품 설명 유튜브영상 ]
[ 공간 국제학생건축상 수상작 심사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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