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생명력인, 애착심을 가져야 할 대상은 한옥 거주자가 아닌, 시민 전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을 택했습니다. 현대적 건물과 문화재의 대비가 잘 나타나는 경복궁 옆 열린송현녹지광장을 대지로 선정했습니다. 공모전 당시에는 개방 예정인 공터였던 위 광장은 서울의 5대 궁의 중심이자 인사동과 삼청동을 잇는 문화벨트의 중심으로 접근성이 좋아, 더 많은 시민들이 한옥과 가까워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땅이라 생각했습니다.

컨셉 : 지붕의 처마선
한옥과 빌딩, 전통과 기술발전 등 판이 충돌하는 모습을 지붕의 처마가 부딪히는 형상에 빗대어 표현하였습니다. 저희는 한옥이 대표적 한국건축이지만, 현재 한국에 존재하는 수많은 콘크리트 건물들 역시,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한국을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옥의 지붕선들이 겹치며 만드는 선들을 오마주하여 기와지붕과 콘크리트 지붕이 맞물리고 부딪히도록 하였습니다.

① 도시맥락을 고려한 그리드 :
대지 내 그리드를 설정하고 그 밀도를 조절하여 길을 형성하였습니다. 접근 가능한 주변 도로를 이어, 사람들의 발길을 통한 현대적 공간과 전통적 공간을 연결하기 위함입니다.
② 그리드 밀도에 따른 매스의 형성 :
그리드의 밀도가 높은 곳은 mass가 되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형성합니다.
③ 보이드 및 선큰 형성 :
외부에서도 내부가 보이도록 보이드와 선큰을 두어 시선이 경계 없이 넘나들게 하였습니다. 내부 역시 외부공원의 연장선으로, 걸으며 전통과 현대의 전시를 자연스럽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④ 가로와 세로의 판 충돌 :
매스의 공간을 가로와 세로로 나누었습니다. 비교적 표면적이 작고 높은 현대의 빌딩과 표면적이 넓고 낮은 한옥을 각각 세로와 가로에 대입하여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⑤ 가로 = 전통, 세로 = 현대적 재료를 사용한 지붕 형성 :
가로, 세로의 공간을 지붕의 재료를 달리하여 가시화하였습니다. 공간의 특성에 따라 지붕의 재료가 바뀌며 휴먼스케일에서도 공간의 전환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공간구성
한옥의 공간구성 요소인 칸과 마루의 개념을 통해 벽에 의해 공간이 나뉘는 현대의 개념에서 벗어나고자 하였습니다. 칸을 구분하는 바닥의 목재와 단차를 통해 공간이 구획됩니다. 또한, 벽이 아닌 ‘들어열개문’을 통해, 보다 유동적으로 공간이 활용되도록 하였습니다.

프로그램
저희는 전통과 현재를 의도적으로 부딪히게 하여 연결하고자 하였습니다. 프로그램 선정 역시 이러한 의도에서 진행되었습니다.

① 메인 건물인 전시관은 실제 한옥이 될 자재들과 옛 한옥에서 나온 자재를 수장고 보관하는 모습을 공개하였습니다. 또한, 과거 예술과 현대 예술이 한 공간에 있도록 하여, 조선시대 민화 옆에 현대 추상화가 걸리는 모습을 상상하였습니다.
② 전통적 공예와 현대인들의 작품이 함께 생산되고 판매되도록 팝업스토어와 공방을 들였습니다.
③ 일상생활에도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녹아들길 바라며,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식당, 카페, 도서관 등 편의시설도 도입하였습니다.

모형에서는 지붕의 선을 표현하는 방법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프로젝트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전체적인 조감도 형태의 모형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의 단면을 잘라서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서 건물들의 지붕 선이 만나서 어우러지는 모습을 잘 구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추가로 조금 더 큰 스케일의 부분모형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모형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 기둥 부분의 구조와 각 부재가 만나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또한, 투명한 재료로 지붕을 표현하여, 외부에서는 지붕의 선들이 겹쳐지고 내부에서는 프로그램이 잘 보이도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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