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에 준공된 낙원상가는 종로의 인사동과 익선동 사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사이트 근처의 유동인구가 많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위치한 낙원상가는 인사동과 익선동을 가로막는 벽으로 인식되었고, 인사동, 익선동 근방에는 많은 유동인구가 휴식할 수 있는 오픈 스페이스 공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낙원상가를 제대로 리모델링한다면 높은 잠재성을 지닌 사이트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적인 주제는 ‘낙원상가의 부흥’입니다. 낙원상가를 과거에 음악의 메카였지만 현재는 사람들에게 철거가 논의되고 있는 흉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낙원상가를 다시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주변 사이트의 문제점을 보완함과 동시에, 악기상가 뿐만 아니라 F&B, 음반판매점, 전시관 등을 같이 배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낙원악기상가가 인사동과 익선동을 가로막는 벽이 아닌 ‘광장과 거리’가 이용되어 굳이 낙원상가를 찾지 않더라도 광장과 거리를 지나치게 하는 것이 낙원상가를 부흥시키는 방법이라 판단하였습니다. 광장은 사이트 근방의 부족한 오픈스페이스를 충족시키고, 거리는 인사동과 익선동을 물리적, 시각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하였습니다.
낙원상가는 단순히 쓸모가 없어진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아닌, 과거의 위상과 한국의 주상복합건물의 역사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 때문에 기존 건물의 매스와 프로그램을 살리면서 진행하였습니다. 그래서 광장과 거리를 형성하기 위해서 매스를 덜어낸 것 이외에는 기존 매스를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낙원상가에 있었던 악기상가와 영화관 역시 그대로 두어 과거부터 이어왔던 낙원상가의 정체성이 존속되도록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닌 리모델링이기 때문에, 낙원상가의 일부를 제거하고 추가함이 실제로 가능한 것인지 학과 교수님께 많은 질문을 했었습니다. 설계 스튜디오의 프로젝트가 현실적인 고증이 맞지 않은 부분이 많긴 하지만, 컨셉 내에서 되도록 절제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습니다. 간혹 저학년 때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기존 건물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새 건물이 탄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존건물을 살리면서 매력적인 공간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리모델링의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건물의 광장 부분을 원형으로 디자인하였는데. 그 이유는 광장이 단순히 앉아서 휴식하는 장소가 아닌 버스킹이나 야외공연을 관람하는 행위를 유도하려고 하였습니다. 원형이 단순한 사각형에 비해 중앙을 집중하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광장 중심에 무대를 두어 버스킹을 관람하는 것이 낙원상가에 어울리는 요소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인사동 방향에서 낙원상가를 바라보았을 때 입체적인 광장의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기 때문에 원형으로 광장을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광장과 거리 부분을 구성하는 입면재료는 수직 테라코타 타일과 루버입니다. 기존 낙원상가의 콘크리트 입면에 수직 그릴 형태의 입면이 있었는데, 기존 입면의 모양은 비슷하게 하되 재료와 색상의 변화만 주어 기존 건물과 통일감을 주면서도 리모델링한 부분이 명확하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여 수직 테라코타를 입면재료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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