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팬데믹 시대가 요구하는 공간의 변화’에 대한 뉴노멀한 건축적 아이디어를 제시하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었습니다. 포스트 펜데믹을 단순히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 이후라는 협소한 의미에서 벗어나, 그로 인해 가속화된 4차 산업혁명, 변화된 공공에 대한 인식, 도시화와 환경에 대한 재고 등으로 확대하여 해석하였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 속에서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의 관점에서 바라본 솔루션에 대해서 고민하고, 그것을 구체화하여 공모전에 출품하였습니다.
대부분의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보면 기존의 프로그램과 새로운 프로그램 간의 연관성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테이트모던 : 화력발전소 - 미술관) 공간뿐만 아니라 그 원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프로그램이 더해지는 방안을 전제로 주제에 부합한 프로그램을 탐색했습니다.
코로나가 확산됨에도 불구하고 도시는 해체되지 않았고, 기후위기가 가시화되었음에도 사람들은 자연으로 회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즉, 도시화를 유지하면서도 현재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 답을 현재에서 찾자는 생각으로 도시 속 공간과 새로운 기술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러던 중 지나가며 본 도시의 필수 인프라시설, 빗물펌프장이 눈에 들어왔고, 이 빗물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수경재배방식과 복합화하는 프로그램을 도출하였습니다.
빗물펌프장과 수경재배의 복합화라는 제안에서 멈추지 않고, 이것을 어떻게 건축적으로 구현할지가 저희 프로젝트의 핵심이었습니다. 즉, 프로그램 자체와 건축공간의 연관성이 가장 중요시되었던 디자인 요소였고, 이에 과거의 건축적 지혜를 재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산에서부터 고대 로마의 도시에 미세한 기울기로 물을 공급하던 아퀴덕트 시스템이 떠올랐고, 이것을 적용하기 위해 대지가 가지고 있는 필연적인 경사를 따라서 바닥 면을 접어 올렸습니다.
그 다음 건물 전체에 공금을 위한 수도시스템과 함께 도시가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들, 주거, 도서관, 문화시설 등을 복합하였고, MVRDV의 작업방식 중 하나인 데이터스케이프 방식을 차용해서 각 프로그램의 규모와 배치를 조정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계획안의 영향이 건물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도시로 확장되어 지속 가능한 새로운 생태계의 일부로 작용하길 바랐기 때문에 공간적 차원, 식자재적 차원, 공기질적 차원에서의 마스터플랜을 고민하여 프로젝트에 함께 제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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